발효 아카이브

2026.03.30 12:48

천연발효 빵은 왜 씹을수록 단맛이 날까?

  • 최고관리자 7일 전 2026.03.30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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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먹을 때는 담백한데, 몇 번 더 씹다 보면 이상하게 고소하고 은은한 단맛이 올라오는 빵이 있습니다.

바로 천연발효 빵입니다.

설탕을 많이 넣은 것도 아닌데 왜 씹을수록 단맛이 느껴질까요?

그 이유는 발효 과정에서 밀가루 속 전분이 천천히 변하기 때문입니다.


밀가루의 전분은 원래 단맛이 아닙니다


밀가루의 대부분은 전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전분은 아주 긴 사슬 구조를 가진 탄수화물입니다.

이 상태의 전분은 거의 맛이 없습니다. 그래서 반죽만 먹으면 특별한 단맛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발효가 시작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효모와 유산균, 그리고 밀가루 속 효소가 전분을 조금씩 잘게 나누기 시작합니다.

긴 전분 사슬이 짧아지면서 포도당, 맥아당 같은 작은 당으로 변하게 됩니다.

바로 이 작은 당들이 우리가 씹을수록 느끼는 은은한 단맛의 정체입니다.


오래 발효될수록 단맛의 구조가 달라집니다


빨리 만든 빵은 설탕으로 단맛을 냅니다.

먹는 순간에는 강하게 달지만, 금방 질리고 끝맛도 짧습니다.

반면 천연발효 빵은 72시간 동안 천천히 발효되며 전분이 서서히 분해됩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강한 단맛이 아니라, 씹을수록 천천히 올라오는 단맛이 만들어집니다.

이 단맛은 자극적이지 않고 고소함과 함께 남습니다.

특히 치아바타나 통곡물 빵처럼 오래 씹게 되는 빵일수록 이 변화가 더 분명하게 느껴집니다.


입안에서도 전분은 계속 변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빵을 먹는 순간에도 전분 변화가 계속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빵을 오래 씹으면 침 속의 아밀라아제 효소가 전분을 더 잘게 분해합니다.

그래서 천연발효 빵은 오래 씹을수록 처음보다 더 달고, 더 고소하게 느껴집니다.

발효로 이미 한 번 전분이 변해 있었기 때문에, 입안에서는 훨씬 쉽게 단맛으로 이어집니다.

반대로 발효가 부족한 빵은 전분 구조가 아직 단단하게 남아 있어 오래 씹어도 맛의 변화가 적습니다.


그래서 천연발효 빵의 단맛은 ‘설탕의 맛’이 아닙니다


천연발효 빵의 단맛은 설탕처럼 강하게 튀지 않습니다.

대신 곡물의 맛, 발효의 향, 오래 씹었을 때 올라오는 고소함과 함께 천천히 느껴집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천연발효 빵을 먹고 “달지 않은데 맛있다”, “먹을수록 계속 손이 간다”고 말합니다.

천연발효 빵의 단맛은 재료를 더 넣어서 만든 맛이 아닙니다.

시간이 전분을 바꾸고, 발효가 맛의 구조를 바꿔서 만들어낸 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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