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발효빵을 먹다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더 풍부해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갓 구운 빵도 맛있지만, 하루나 이틀 지난 천연발효빵은 오히려 그 고유의 향과 깊은 풍미가 훨씬 살아납니다. 이런 현상은 단순히 시간이 지나면서 빵이 상하는 것이 아니라,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생물의 작용과 화학적 변화가 빵 속에서 계속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천연발효빵 속 미생물은 어떻게 작용할까? 천연발효빵의 핵심은 효모와 유산균이라는 미생물입니다. 효모는 반죽 속에서 당분을 먹고 이산화탄소를 내뿜어 빵을 부풀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유산균은 효모와 함께 발효 과정에서 산성 물질인 유기산을 만들어내어 빵에 특유의 신맛과 풍미를 부여합니다.
이 두 미생물은 빵이 구워진 뒤에도 완전히 활동을 멈추지 않고, 반죽 내부의 남은 성분들과 상호작용하며 맛을 더 깊게 만듭니다.
저온숙성으로 미생물 활동을 조절하다
오래베이커리에서는 천연발효종을 이용해 반죽을 만들고, 72시간 동안 저온숙성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저온숙성은 미생물의 활동 속도를 천천히 조절해 발효가 과도하지 않으면서도 깊은 풍미를 길게 끌어내는 방법입니다. 차가운 온도에서 발효가 느리게 진행되면 미생물이 생성하는 유기산과 향미 성분이 천천히 쌓여 맛이 더욱 균형 잡히고 복합적으로 변합니다.
이로 인해 빵의 풍미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깊어지는 것입니다.
발효 미생물의 대사 산물과 풍미의 관계
발효 중 생성되는 유기산은 단순한 산미 외에도 빵의 풍미에 여러 가지 향미 성분을 더합니다. 예를 들어 락트산이나 아세트산 같은 산은 빵에 상큼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내고, 그 외에도 알코올, 에스테르, 알데히드 같은 휘발성 향미 물질들이 만들어져 복합적인 맛을 완성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 성분이 서로 어우러져 미묘한 맛의 층을 형성해, 첫맛과는 또 다른 깊은 맛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쉽게 말해, 천연발효빵은 살아있는 미생물들이 빵 속에서 천천히 ‘조리’를 계속하는 셈입니다. 이 과정에서 빵의 구조는 크게 변하지 않으면서도 맛과 향은 점점 더 풍부해집니다. 일반적인 이스트빵과 달리 천연발효빵이 시간이 지나도 맛이 더 좋아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오래베이커리의 천연발효 치아바타도 이 원리를 충실히 반영합니다. 72시간 저온숙성 과정에서 미생물들이 천천히 반죽 속에서 활동하며 깊은 풍미를 만들어냅니다. 덕분에 갓 구운 상태뿐 아니라 며칠 지난 후에도 빵의 맛과 향이 자연스럽게 깊어지고 부드러움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발효 아카이브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발효 원리와 함께 오래베이커리의 제품들이 왜 특별한지 그 이유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